알기 쉬운 미술저작권 해설
Easy explanation for art copyright
Ⅰ. 글의 첫머리에
예전에 어떤 연예인이 판매한 그림이 대작이라는 시비가 있었고, 그 사건에 대한 대법원판결까지 나왔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그림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졌다. 천경자 화백의 그림, 미인도가 위작이라는 법적 분쟁도 있었다.
화가가 그린 그림이나 공원에 설치되어 있는 조각, 성당의 벽화 등에 대한 권리는 무엇일까? 화가가 그림에 대해 가지는 권리의 내용은 무엇이고, 돈을 주고 구입한 사람이 가지는 권리는 무엇일까? 그림을 구입한 사람은 전시회에 출품하여 전시할 권리가 있는 것일까? 다른 사람이 그린 그림을 똑같이 모방하여 그린 다음 새로 그린 사람 이름으로 낙관을 찍어서 판매를 하면, 어떠한 문제가 생기는 것일까?
다른 화가로 하여금 기본적인 그림을 그리도록 하고, 나중에 그 그림에 약간의 손질을 한 다음, 마치 그 그림을 자신이 혼자 그린 것으로 말하면서 판매하는 행위는 형사처벌대상이 되는 것일까? 그림에 대한 권리는 몇 년 동안이나 보호를 받게 되는 것일까? 외국의 화가가 그린 그림은 한국에서도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을까? 미술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어떠한 민형사상의 제재를 받게 되는가?
미술작품에 관한 권리를 미술저작권이라고 한다. 미술저작권은 수많은 저작권 중의 하나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수많은 저작물을 대상으로 저작권을 인정하고 이를 보호하며, 특별한 권리를 부여하고, 저작권을 침해하는 범죄행위 및 불법행위를 제재하는 목적으로 제정된 법이 저작권법이다.
미술저작권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하여는 먼저 저작권법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그 다음, 미술저작물의 개념 및 성립요건에 대해 분석하여야 한다. 여기에서는 미술저작물에 대해 인정되는 미술저작권의 구체적인 내용을 판례를 중심으로 알아본다. 미술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의 유형과 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과 형사책임도 살펴본다.
Ⅱ. 미술저작물의 개념과 종류
미술저작물이란 무엇인가? 미술저작물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가? 미술저작물은 어디까지나 법적인 개념이므로, 법에서 어떻게 정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저작권법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이 표현된 창작물을 일정 기간 독점적 배타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저작권법은 어문저작물, 음악저작물, 연극저작물, 미술저작물, 건축저작물, 사진저작물, 영상저작물, 도형저작물,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 등을 보호한다.
저작물은 인간의 정신적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사상 또는 감정을 말, 문자, 음, 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창작적으로 표현한 것을 말한다. 창작성(originality)이 가장 중요한 요건이다. 저작권은 무형재산이기 때문에 물권에서 말하는 점유라는 개념이 존재할 수 없어, 무체재산권 또는 지식재산권의 하나로 분류된다.
미술저작물(artistic works)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이 시각적 형상이나 색채 또는 이들의 조합에 의하여 미적으로 표현된 것을 말한다. 미술저작물은 선, 색채, 명암을 사용하여, 평면적 또는 공간적 아름다움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미술저작물은 ① 예술의 범위에 속하고, ② 창작성이 있고, ③ 대외적인 표현물임을 요한다.
저작권법 제4조는 ‘저작물의 예시 등’이라는 제목 아래, 각종 저작물을 예시하고 있다. 즉, ‘회화ㆍ서예ㆍ조각ㆍ판화ㆍ공예5)ㆍ응용미술저작물 그 밖의 미술저작물’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사진저작물과 건축저작물은 미술저작물과 구별하여 법에서 따로 규정하고 있다.
서예는 붓을 쥐는 힘, 붓을 움직이는 속도, 문자의 형태, 글자의 선이나 기운, 먹의 농담으로 글자에 비백(飛白)이 지는 상태, 전체적인 글자의 구성미, 여백 등에 의해 천태만화의 운필(運筆)이 되고, 여기에 무한한 표현가능성 및 창작성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서예가 미술저작물에 해당하는 것은 당연하다.
만화는 작가의 상상에 의하여 가상적인 인물들이 전개해 가는 이야기를 문자와 그림으로 서술한 창작물이다. 스토리성이 있는 만화는 언어적 저작물과 회화적 저작물의 양쪽의 성질을 겸하는 것이다.
예술의 범위에 속한다는 것은 ‘지적, 문화적 창작’을 내포하고 있으면 족하다. 창작성이란 ‘신규성(Novelty)’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저작자 스스로의 능력과 노력에 의해 만든 의미의 ‘독창성(Originality)’을 의미한다. 미술저작물은 완성의 여부를 묻지 않는다. 밑그림, 데생도 미술저작물이 된다. 미술사조도 묻지 않고, 예술적 가치의 고저도 따지지 않는다. 미술저작물의 창작성에는 예술적 또는 미적 가치에 관한 판단은 요구되지 않는다.
미술저작물의 표현 수단으로 사용되는 재료는 무엇이든 상관없다. 재료는 종이, 면포, 나무, 돌, 도자기, 금속 등 어떠한 것이든 무방하다. 미술저작물을 만드는 기법은 목판, 부조, 동판화, 에칭 등 어느 것이라도 좋다. 서예, 즉 캘리그래피(Calligraphy)는 회화로서의 언어 예술 작품이다.
Ⅲ. 미술저작물의 성립요건
미술저작물은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야만 법으로 인정된다. 지식재산이라 함은 인간의 창조적 활동 또는 경험 등에 의하여 창출되거나 발견된 지식 정보 기술 사상이나 감정의 표현, 영업이나 물건의 표시, 생물의 품종이나 유전자원, 그밖에 무형적인 것으로서 재산적 가치가 실현될 수 있는 것을 말한다(지식재산기본법 제1조).
지적창작물이 지적재산권으로 보호받으려면,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지적재산권의 성립요건은 지적 창조물이 법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기준을 법에서 정해 놓은 것이다.
가치의 존재 여부는 주관적 판단에 의존한다. 지적재산권의 성립요건, 저작권의 창작성이나 특허권의 진보성 등은 개방형 개념 또는 불확정 개념이다.
저작권은 출원 심사 등의 과정이 없이 저작 즉시 권리가 발생한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심사 없이 등록을 할 수 있으나 이는 다른 법률적인 효과만 수반할 뿐 권리발생 자체와는 무관하다. 미술저작물은 반드시 일정한 수준 이상의 예술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남의 것을 모방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작성한 것으로서 저작자 나름의 창조적 개성이 표현되어 있으면, 예술성에 대한 평가와는 무관하게 창작성 및 저작물성이 인정된다.
창작성은 어떤 작품이 저작물로 인정받기 위하여 필요한 가장 중요한 기본 요건이다. 창작성이란 우선 그 작품이 기존의 다른 저작물을 베끼지 않았다는 것 또는 개인적인 정신활동의 결과로 작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창작성은 독자적인 것, 즉 ‘모방하지 않은 것에 초점이 있다. 창작성은 예술성과도 구별된다.
창작성이란 완전한 의미의 독창성을 말하는 것은 아니며 단지 어떠한 작품이 남의 것을 단순히 모방한 것이 아니고 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 또는 감정의 표현을 담고 있음을 의미한다. 창조라 함은 기존의 요소 또는 소재의 독창적인 편성에 의한 새로운 타입의 사물이 산출에서부터 완전 무에서의 세계 그 자체의 창출에 이르는 넓은 범위에 쓰이는 용어이다. 즉, 이제까지 없었던 것을 새로 만들어내는 일을 의미한다.
미술저작물의 성립요건으로서의 창작성에는 예술적 가치 또는 미적 가치에 대한 판단이 요구되지 않는다. 이러한 미적 가치는 응용미술저작물로서 보호받을 수 있기 위하여 요구되는 분리가능성의 요건, 즉 실용적 요소와 미적 요소의 분리가능성 유무를 판단하는 경우 그 판단요소들 가운데 하나로서 고려될 수 있다.
저작권법에서는 갑이 A 저작물을 먼저 창작한 경우에 을이 A 저작물에 의거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B 저작물을 창작하였음을 증명한다면, 설령 A와 B가 사실상 동일한 저작물이더라도 을은 B 저작물에 대해 저작권을 인정받아 제한 없이 이를 이용할 수 있다.
회화, 서예, 조각, 판화 등 순수미술의 범주에 포함되는 미술저작물의 경우에는 그 예술적 가치의 고저를 불문하고 창작성이 부정되는 사례가 거의 없다. 그러나 공예, 응용미술저작물이나 삽화, 표장 등 응용미술이나 산업미술의 경우 실용성, 제품의 속성 등으로 인해 표현 방법이 제한될 수 있어서 어느 정도 독창성이 있는 경우 창작성을 인정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캐릭터라 함은 만화, 텔레비전, 영화, 신문, 잡지, 소설, 연극 등 대중이 접하는 매체를 통하여 등장하는 인물, 동물, 물건의 특성, 성격, 생김새, 명칭, 도안, 특이한 동작, 그리고 더 나아가서 작가나 배우가 부여한 특수한 성격을 묘사한 인물을 포함하는 것으로서 그것이 상품이나 서비스, 영업에 수반하여 고객흡인력 또는 광고효과라는 경제적 가치를 지니는 것을 말한다. 캐릭터의 경우 그 인물, 동물 등의 생김새, 동작 등의 시각적 표현에 작성자의 창조적 개성이 드러나 있으면 원저작물과 별개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이 될 수 있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7다63409 판결).
Ⅳ. 미술저작자와 미술저작권자
미술저작물에 대한 저작자와 저작권자는 개념을 달리 한다. 저작권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저작행위가 있고, 그 저작행위의 대상인 저작물이 최소한 창작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인정된다. 저작권은 인간의 정신활동에 의해 이루어진 창작물에 대하여 인정된다.
저작자(author)는 저작물을 창작한 자로서 저작권을 원시취득한다. 저작권자(proprietor of copyright)는 창작된 저작물에 대해 권리를 가지는 자로서 귀속주체이다. 저작자가 되기 위하여는 저작물에서 사상 또는 감정의 창작성 있는 표현에 기여하였다고 평가하기에 충분한 정신적 활동에 관여하여야 한다.
저작자는 저작물을 창작한 때로부터 저작권을 원시적으로 취득하므로 원시적 권리자가 된다. 미술저작재산권은 그 전부 또는 일부를 양도할 수 있으므로, 원시적 권리자로부터 양도 상속 등에 의해 저작재산권을 승계취득한 자가 승계적 권리자가 된다.
저작자가 저작물을 창작한 경우에는 저작자, 저작재산권자 및 저작인격권자는 일치한다. 저작자가 저작재산권을 이전하는 경우에는 귀속주체로서 저작자 및 저작인격권자는 저작재산권자와 달라진다.
미술저작물의 원작품은 그 자체가 유체물이지만, 동시에 무체물인 미술저작물을 체현한 것이다. 소유권은 유체물을 그 객체로 하는 권리이므로 미술저작물의 원작품에 대한 소유권은 그 유체물에 대한 배타적 지배 권능에 그친다. 무체물인 미술저작물 자체를 배타적으로 지배하는 권능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원작품에 대한 소유권의 양도는 특별한 합의가 없는 한 저작재산권의 양도를 수반하지 않는다.
한동안 우리 사회에서 화제가 되었던 어느 유명 연예인의 그림대작사건 공소사실을 보면 다음과 같다. 갑은 화가인 을에게 돈을 주고 자신의 기존 콜라주 작품을 회화로 그려오게 하거나, 자신이 추상적인 아이디어만 제공하고 이를 임의대로 회화로 표현하게 하는 등의 작업을 지시하고, 을로부터 완성된 그림을 건네받아 배경색을 일부 덧칠하는 등의 경미한 작업만 추가하고 자신의 서명을 하였음에도, 위와 같은 방법으로 그림을 완성한다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아니하고, 사실상 을이 그린 그림을 마치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인 것처럼 전시하여 판매하기로 마음먹고 위와 같은 사실을 고지하지 아니하고 피해자들에게 그림을 판매하여 그 대금 상당의 돈을 편취하였다는 것이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8도13696 판결).
2인 이상이 저작물의 작성에 관여한 경우 그중에서 창작적인 표현형식 자체에 기여한 자만이 그 저작물의 저작자가 되고,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기여하지 아니한 자는 비록 저작물의 작성 과정에서 아이디어나 소재 또는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는 등의 관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저작물의 저작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미술저작물의 창작행위는 공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실제 누가 저작자인지 다투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다. 저작물을 창작한 사람을 저작자라고 할 때 그 창작행위는 ‘사실행위’이므로 누가 저작물을 창작하였는지는 기본적으로 사실인정의 문제이다.
이는 미술저작물의 작성에 관여한 복수의 사람이 공동저작자인지 또는 작가와 조수의 관계에 있는지 아니면 저작명의인과 대작화가의 관계에 있는지의 문제이기도 하다. 미술저작물을 창작하는 여러 단계의 과정에서 작가의 사상이나 감정이 어느 단계에서 어떤 형태와 방법으로 외부에 나타났다고 볼 것인지는 용이한 일이 아니다. 본래 이를 따지는 일은 비평과 담론으로 다루어야 할 미학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사법 판단은 그 논란이 법적 분쟁으로 비화하여 저작권 문제가 정면으로 쟁점이 된 경우로 제한되어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8도13696 판결).
저작재산권은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저작자가 생존하는 동안과 사망한 후 70년간 존속한다. 무명 또는 널리 알려지지 아니한 이명이 표시된 저작물의 저작재산권은 공표된 때부터 70년간 존속한다. 저작재산권의 보호기간을 계산하는 경우에는 저작자가 사망하거나 저작물을 창작 또는 공표한 다음 해부터 기산한다.
무명저작물이란 저작자의 성명이 표시되지 않아 누구의 저작물인지 알 수 없는 저작물을 말한다. 이명저작물이란 필명, 아호, 약칭, 예명 등 실명을 대신하여 표시된 저작물을 말한다.
Ⅴ. 미술저작권과 소유권의 관계
미술저작물에 대한 미술저작권과 해당 미술품에 대한 소유권의 관계가 문제 된다. 소유권과 저작권은 별개의 개념으로 저작물의 소유자라고 하여 그 저작권까지 취득하는 것이 아니고, 저작물이 양도되었다고 하여 그에 대한 저작재산권까지 당연히 양도되는 것도 아니다.
미술저작물의 감상을 위해서는 원작품을 예술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에 원작품의 소유권이 중심적 기능을 하게 된다.
양도 등의 사유로 저작자와 유체물인 원작품의 소유자가 달라지는 경우에 양쪽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지, 저작권자가 가지는 전시권을 비롯한 저작재산권과 원작품의 소유자가 가지는 소유권의 충돌, 개방된 장소에 항상 전시되어 있는 미술저작물의 복제 및 그 이용행위를 어떻게 규율할 것인지 등 저작재산권과 공중의 이익 간의 조화, 초상화나 인물사진 저작물 등의 경우에 저작자와 위탁자 사이의 이해관계는 어떻게 조율하여야 할 것인지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미술저작물의 원작품은 그 자체가 유체물이지만, 동시에 무체물인 미술저작물을 체현한 것이다. 소유권은 유체물을 그 객체로 하는 권리이므로, 미술저작물의 원작품에 대한 소유권은 그 유체물에 대한 배타적인 지배 권능에 그치고, 무체물인 미술저작물 자체를 배타적으로 지배하는 권능은 아니다. 원작품에 대한 소유권의 양도는 특별한 합의가 없는 한 저작재산권의 양도를 수반하지 않는다.
Ⅵ. 응용미술저작물
응용미술저작물이란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미술저작물로서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산업상 대량생산에의 이용을 목적으로 하여 창작된 응용미술품은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미술저작물에 해당한다.
응용미술(applied art)은 순수미술에 대비되는 개념으로서, 실용물품에 응용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미술을 의미한다. 응용미술 작품에는 ① 미술공예품, 장신구 등 실용품 자체인 것, ② 가구에 장식된 조각 등 실용품과 결합된 것, ③ 일용품의 금형 등 양산되는 실용품의 금형으로 사용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 ④ 염직도안 등 실용품의 무늬로 이용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있다.
응용미술작품은 그 미적인 요소가 그 실용적인 기능성과 물리적 또는 개념적으로 분리 가능한 경우에 한하여 저작물로서 보호될 수 있다. 물리적 또는 개념적인 분리가능성(seperability)을 판단함에 있어 평면적인, 즉 2차원적인 회화나 도화는 직물, 벽지, 용기와 같은 실용품에 인쇄되거나 이용되어도 회화나 도화로서 인식될 수 있어 일반적으로 저작물성이 인정된다.
현행 저작권법상 응용미술저작물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두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미술저작물로서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독자성이란 미술저작물에 해당할 만한 미적 표현이 대량생산되는 실용품에 사용된 경우에 그 실용품의 기능적 측면과 물리적 또는 개념적으로 분리하여 인식될 수 있을 것, 즉 분리가능성을 의미한다.
응용미술저작물의 경우 기능적 저작물과 마찬가지로 구현하고자 하는 기능(아이디어)에 따라 또는 적용되는 제품에 따라 표현이 한정될 가능성이 많으므로 그 보호범위를 다소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서적의 표지·제호 디자인은 모두 이 사건 초판 4종 서적의 내용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고, 서적 표지라는 실용적인 기능과 분리 인식되어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으며, 그 문자, 그림의 형태나 배열 등의 형식적 요소 자체만으로는 하나의 미술저작물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독자적인 실체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위 표지·제호 디자인이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이 되는 응용미술저작물이 아니다(대법원 2013. 4. 25. 선고 2012다41410 판결).
일명 ‘히딩크 넥타이’의 도안이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라면 저작권법 제2조 제11의2호에서 정한 응용미술저작물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가 있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3도7572 판결).
Ⅶ. 2차적 저작물
2차적 저작물은 기존의 저작물을 토대로 하여 그것에 새로운 창작성이 가하여져 새로운 형태의 저작물이 작성된 경우, 그 새로운 저작물을 말한다. 원저작물을 번역·편곡·변형·각색·영상제작 그 밖의 방법으로 작성한 창작물은 독자적인 저작물로서 보호된다. 2차적 저작물의 보호는 그 원저작물의 저작자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변형이란 미술저작물 등을 다른 형식에 의해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변형은 그림을 조각으로, 조각을 그림으로, 성인용을 어린이용으로, 어린이용을 성인용으로, 소설을 만화로, 만화를 소설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2차적 저작물은 원저작물과는 별개의 저작물이므로, 어떤 저작물을 원저작물로 하는 2차적 저작물의 저작재산권이 양도되는 경우, 원저작물의 저작재산권에 관한 별도의 양도 의사표시가 없다면 원저작물이 2차적 저작물에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원저작물의 저작재산권이 2차적 저작물의 저작재산권 양도에 수반하여 당연히 함께 양도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6. 8. 17. 선고 2014다5333 판결).
양수인이 취득한 2차적 저작물의 저작재산권에 그 2차적 저작물에 관한 2차적 저작물작성권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 그 2차적 저작물작성권의 행사가 원저작물의 이용을 수반한다면 양수인은 원저작물의 저작권자로부터 그 원저작물에 관한 저작재산권을 함께 양수하거나 그 원저작물 이용에 관한 허락을 받아야 한다.
2차적 저작물로 보호받기 위하여는 원저작물을 기초로 하되 원저작물과 실질적 유사성을 유지하고 이것에 사회통념상 새로운 저작물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수정·증감을 가하여 새로운 창작성을 부가하여야 한다. 어떤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을 다소 이용하였더라도 기존의 저작물과 실질적인 유사성이 없는 별개의 독립적인 신 저작물이 되었다면, 이는 창작으로서 기존의 저작물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 되지 아니한다.
패러디는 해학적인 비평 형식의 예술표현기법 또는 이러한 기법으로 작성된 저작물을 말한다. 문예작품이 한 형식으로 유명한 문예작품의 문체를 비틀거나 또는 음률을 답습하여 그 원작품의 내용과는 다른 내용의 것으로 하여 원저작물을 재미있게 또는 풍자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을 패러디라고 한다.
패러디는 원자작물의 본질적인 특징이 감득될 수 있는 정도, 즉 원저작물의 창작적 표현이 사용되고 있어 원저작물과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될 경우에는 새로운 창작성이 부가되었다고 하더라도 2차적 저작물의 범위에 속한 경우에 속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패러디의 경우는 지적재산권 제한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2차적 저작물작성권 침해의 소지를 내포하고 있다.
Ⅷ. 미술저작인격권
미술저작권은 미술저작인격권과 미술저작재산권으로 구분된다.23) 미술저작인격권이라 함은 미술저작자가 자신의 미술저작물에 대하여 가지는 정신적 인격적 이익을 법률로써 보호 받는 권리이다. 저작인격권은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려는 것이며, 저작자의 관념적 인격적인 이익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미술저작인격권은 저작자가 자기의 저작물에 대하여 가지는 인격적 이익의 보호를 목적으로 한다. 저작권법에서 규정하는 미술저작인격권에는 공표권, 성명표시권, 동일성유지권이 있다. 또한 저작자 사망 후 저작인격권, 저작물의 수정증감권, 명예권 등이 있다.
저작인격권(moral right)은 일신전속권으로서 그 주체의 인격에 전속하여 그 주체와 분리될 수 없다. 양도 이전 및 상속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그 귀속주체가 사망함에 따라 소멸한다. 저작인격권은 타인이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고, 다만 그 본질을 해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만 이를 대리하거나 위임할 수 있다.
저작자의 사망 후에 그의 저작물을 이용하는 자는 저작자가 생존하였더라면 그 저작인격권의 침해가 될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그 행위의 성질 및 정도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그 저작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저작자는 자기의 저작물에 관하여 그 저작자임을 주장할 수 있는 권리가 있으므로 타인이 무단으로 자기의 저작물에 관한 저작자의 성명, 칭호를 변경하거나 은닉하는 것은 고의, 과실을 불문하고 저작인격권의 침해가 된다. 저작인격권이 침해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저작자는 그의 명예와 감정에 손상을 입는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보는 것이 경험법칙에 합치된다.
저작인격권이나 저작재산권을 이루는 개별적인 권리들은 저작인격권이나 저작재산권이라는 동일한 권리의 한 내용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각 독립적인 권리로 파악하여야 하므로 위 각 권리에 기한 청구는 별개의 소송물이 된다.
갑이 국가의 의뢰로 ○○역사 내 벽면 및 기둥에 벽화를 제작·설치하였는데, 국가가 작품 설치일로부터 약 3년 만에 벽화를 철거하여 소각하였다. 국가가 벽화 설치 이전에 이미 알고 있었던 사유를 들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철거를 결정하고 원형을 크게 손상시키는 방법으로 철거 후 소각한 행위는 현저하게 합리성을 잃은 행위로서 객관적 정당성을 결여한 위법한 행위이다(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2다204587 판결).
공표권이란 자신의 저작물을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권리이다. 저작자는 그의 저작물을 공표하거나 공표하지 아니할 것을 결정할 권리를 가진다. 저작자가 공표되지 아니한 저작물의 저작재산권을 양도, 이용허락, 배타적 발행권의 설정 또는 출판권의 설정을 한 경우에는 그 상대방에게 저작물의 공표를 동의한 것으로 추정한다. 저작자가 공표되지 아니한 미술저작물의 원본을 양도한 경우에는 그 상대방에게 저작물의 원본의 전시방식에 의한 공표를 동의한 것으로 추정한다.
저작자는 저작물의 원본이나 복제물에 또는 저작물의 공표 매체에 그의 실명 또는 이명을 표시할 권리를 가진다. 저작물을 이용하는 자는 저작자의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는 때에는 저작자가 그의 실명 또는 이명을 표시한 바에 따라 이를 표시하여야 한다. 다만, 저작물의 성질이나 그 이용의 목적 및 형태 등에 비추어 부득이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저작자는 그의 저작물의 내용ㆍ형식 및 제호의 동일성을 유지할 권리를 가진다. 저작자는 법에서 정한 특별한 경우에 해당하는 변경에 대하여는 이의할 수 없다. 다만, 본질적인 내용의 변경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저작권법상 동일성유지권이란 저작물의 내용, 형식 및 제호의 동일성을 유지할 권리 즉, 무단히 변경, 절제, 기타 개변을 당하지 아니할 저작자의 권리로서 이는 원저작물 자체에 어떤 변경을 가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권리라 할 것이므로, 원저작물에 변경을 가하는 것이 아니고 원저작물과 동일성의 범위를 벗어나 전혀 별개의 저작물을 창작하는 경우에는 비록 그 제호가 동일하다 하더라도 원저작물에 대한 동일성유지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서울민사지방법원 1991. 4. 26. 선고 90카98799 판결).
저작물에 대한 출판계약을 체결한 저작자가 저작물의 변경에 대하여 동의하였는지 여부 및 동의의 범위는 출판계약의 성질·체결 경위·내용, 계약 당사자들의 지위와 상호관계, 출판의 목적, 출판물의 이용실태, 저작물의 성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저작자는 그의 저작물의 내용·형식 및 제호의 동일성을 유지할 권리를 가지는데, 저작자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동의한 범위 내에서 저작물을 변경한 경우에는 저작자의 위와 같은 동일성유지권 침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대법원 2013. 4. 26. 선고 2010다79923 판결).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얼굴, 기타 사회통념상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하여 함부로 촬영 또는 묘사되거나 공표되지 아니하며 영리적으로 이용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지는데, 이러한 초상권은 인격권의 하나로서 우리 헌법 제10조 제1문에 의하여 헌법적으로도 보장되고 있는 권리이므로 초상권에 대한 부당한 침해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다16280 판결).
Ⅸ. 미술저작재산권
저작권법은 저작물의 이용형태에 따라 각종의 저작재산권을 저작권자에게 인정한다. 이러한 저작재산권(copyright)에는 복제권, 공연권, 공중송신권, 배포권, 대여권, 전시권, 2차적 저작물작성권 등이 있다.
저작자는 그의 저작물을 복제할 권리를 가진다. ‘복제’는 인쇄ㆍ사진촬영ㆍ복사ㆍ녹음ㆍ녹화 그 밖의 방법으로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다시 제작하는 것을 말한다. 회화나 조각을 사진촬영하는 것도 복제에 해당한다. 저작자는 자신의 저작물을 스스로 복제할 수도 있고, 타인으로 하여금 복제를 하도록 허락하거나 하지 못하도록 금지할 배타적 권리를 가진다.
저작자의 배포권이란 저작물을 원본이나 복제물의 형태로 공중을 대상으로 하여 유상이나 무상으로 양도 또는 대여하는 것을 말한다. 미술저작물을 인터넷을 통해 감상하도록 하는 경우는 전시가 아니라 전송으로 보아야 한다.
개방된 장소에 항시 전시되어 있는 미술저작물등은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이를 복제하여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저작권법 제35조 제2항). ① 건축물을 건축물로 복제하는 경우, ② 조각 또는 회화를 조각 또는 회화로 복제하는 경우, ③ 개방된 장소 등에 항시 전시하기 위하여 복제하는 경우, ④ 판매의 목적으로 복제하는 경우
전시를 하는 자 또는 미술저작물등의 원본을 판매하고자 하는 자는 그 저작물의 해설이나 소개를 목적으로 하는 목록 형태의 책자에 이를 복제하여 배포할 수 있다(저작권법 제35조 제3항). 위탁에 의한 초상화 또는 이와 유사한 사진저작물의 경우에는 위탁자의 동의가 없는 때에는 이를 이용할 수 없다(저작권법 제35조 제4항).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원저작자의 이름으로 무단히 복제하면 복제권의 침해가 되는 것이고, 이 경우 저작물을 원형 그대로 복제하지 아니하고 다소의 수정증감이나 변경을 가하더라도 원저작물의 재제 또는 동일성이 인식되거나 감지되는 정도이면 복제로 보아야 한다.
Ⅹ. 미술저작물의 전시권
전시는 미술저작물의 원작품이나 그 복제물 등의 유형물을 일반인이 자유로이 관람할 수 있도록 진열하거나 게시하는 것을 말한다. ‘저작물을 이용’한다고 함은 같은 법에서 저작자의 권리로서 보호하는 복제, 전송, 전시 등과 같은 방식으로 저작물을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미술저작물의 원본의 소유자나 그의 동의를 얻은 자는 그 저작물을 원본에 의하여 전시할 수 있다(저작권법 제35조 제1항 본문). 다만, 가로ㆍ공원ㆍ건축물의 외벽 그 밖에 공중에게 개방된 장소에 항시 전시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저작권법 제35조 제1항 단서).
저작자는 미술저작물 등의 원본이나 그 복제물을 전시할 권리를 가진다. 전시권은 미술저작물의 공표 여부를 가리지 않고, 원본이든 복제물이든 인정된다. 원본 즉 원작품(original work)이란 저작자의 사상 또는 감정을 창작적으로 표현한 저작물이 화체되어 있는 유체물을 말하며, 그 복제물이 아닌 것을 말한다. 원본은 한 개일 경우가 많으나, 주형에 의하여 제작된 조각 작품이나 판화와 같이 저작자에 의하여 다수 제작되고, 저작자가 원본 인정의 의사를 나타내는 서명이나 한정 번호 등의 일정한 표시를 한 경우 그 저작물은 원본에 해당한다.
미술저작물은 일품제작 형태로 만들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미술저작물은 그 표현이 화체된 유체물이 주된 거래의 대상이 되며, 그 유체물을 공중이 볼 수 있도록 공개하는 ‘전시’라는 이용형태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전시는 공중에게 저작물을 공개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서 공표의 한 형태를 말한다. 미술저작물을 전시한다는 것은 공중이 출입이 가능한 장소에 이들 저작물을 공개하는 것을 말하고, 가정과 같은 사적 공간에 미술저작물을 걸어두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집 거실에 미술저작물을 전시하는 경우에는 그 저작물의 저작자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다.
저작권법 제11조 제3항 및 제19조는 ‘전시권’의 보호대상인 저작물을 ‘미술저작물·건축저작물 또는 사진저작물’에 한정하여 열거하고 있다. 미술저작물 등 외의 저작물은 전시의 방법으로는 그 저작재산권이 침해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도4468 판결).
그림에 대하여 위작인가, 진품인가 하는 시비는 매우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박수근 화백이 그린, 유화 ‘빨래터’에 대한 시비는 한국미술품평가원이 진작 판정을 내림으로써 종식되었다. 이중섭의 ‘물고기와 아이’ 그림은 위작 판정이 났다. 천경자의 ‘미인도’에 대한 진품 여부의 논쟁도 있었다.
미술품감정은 안목감정과 과학감정의 형식으로 나뉘고, 시가감정과 가치감정 등의 방식이 있다. 안목감정은 자료적인 근거가 미흡하고 과학감정의 경우 시료채취와 비교자료 분석 재료가 거의 없는 것이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일으킨다.
일반적으로 지식재산 가치평가는 다양하고 전문적인 특수 자산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해당 분야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이 관여가 필요하다.
미술품에 대한 가치평가를 단순히 시장에 맡길 것이 아니라, 전문기관에 의한 제대로 된 가치평가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Ⅺ. 미술저작권의 침해에 대한 구제방법
미술저작권의 침해는 원저작물을 저작자의 동의 없이 복제, 배포, 전시 등을 하는 행위뿐 아니라, 당사자 사이에 합의는 있었지만, 미술저작권자의 승낙의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도 포함한다.
저작권법에서 인정되는 배타적인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에는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 저작자의 허락 없이 미공표의 저작물을 공표하거나, 저작자의 성명 또는 이명표시를 변경 삭제하거나, 저작물의 내용 형식 제호의 동일성을 변경하는 행위는 미술저작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이 된다. 저작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방법으로 저작물을 이용하는 행위는 저작인격권의 침해로 본다.
저작자의 허락 없이 미술저작물을 복제, 전시, 배포하는 경우에는 미술저작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 된다. 저작권침해소송에서 침해금지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저작권의 권리침해를 주장하는 사람에게 입증책임이 있다. 권리자는 저작물에 대해 저작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침해자에 의한 이용행위가 존재한다는 사실, 양자의 미술저작물 등이 실질적으로 유사하다는 사실을 증명하여야 한다.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복제권이나 2차적 저작물작성권의 침해가 성립되기 위하여는 대비 대상이 되는 저작물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러한 의거관계는 기존의 저작물에 대한 접근가능성 및 대상 저작물과 기존의 저작물 사이의 유사성이 인정되면 추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다8984 판결 등 참조).
미술저작권을 가지는 사람은 고의 또는 과실로 미술저작권을 침해하는 자에 대하여 침해의 정지를 청구할 수 있으며, 그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자에 대하여 침해의 예방 또는 손해배상의 담보를 청구할 수 있다. 저작권 그 밖에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에 의하여 만들어진 물건을 그 사실을 알고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하는 행위는 저작권 그 밖에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의 침해로 본다.
저작권의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해 보아야 하고, 표현형식이 아닌 사상이나 감정 그 자체에 독창성·신규성이 있는지 등을 고려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2. 10. 선고 2009도291 판결).
어떤 저작물이 기존의 저작물을 다소 이용하였더라도 기존의 저작물과 실질적인 유사성이 없는 별개의 독립적인 새로운 저작물이 되었다면, 이는 창작으로서 기존의 저작물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7다63409 판결 참조).
저작재산권 그 밖에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저작인격권 및 실연자의 인격권을 제외한다)를 가진 자가 고의 또는 과실로 권리를 침해한 자에 대하여 그 침해행위에 의하여 자기가 받은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권리를 침해한 자가 그 침해행위에 의하여 이익을 받은 때에는 그 이익의 액을 저작재산권자등이 받은 손해의 액으로 추정한다.
저작재산권자등이 고의 또는 과실로 그 권리를 침해한 자에게 그 침해행위로 자기가 받은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권리의 행사로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에 상응하는 액을 저작재산권자등이 받은 손해의 액으로 하여 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저작권법 제93조 제2항에 따라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그 권리의 행사로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에 상당하는 액’이라 함은 침해자가 저작물의 이용허락을 받았더라면 그 대가로서 지급하였을 객관적으로 상당한 금액을 말한다.
저작권자가 침해행위와 유사한 형태의 저작물 이용과 관련하여 저작물 이용계약을 맺고 이용료를 받은 사례가 있는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이용계약에서 정해진 이용료를 저작권자가 그 권리의 행사로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으로 보아 이를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할 수 있다.
이미지 모방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에 관련하여 법원은 다음과 같은 판결을 선고하였다. 경쟁자가 상당한 노력과 투자에 의하여 구축한 성과물을 상도덕이나 공정한 경쟁질서에 반하여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이용함으로써 경쟁자의 노력과 투자에 편승하여 부당하게 이익을 얻고 경쟁자의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는 부정한 경쟁행위로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대법원 2010. 8. 25.자 2008마1541 결정 참조).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이 침해되었는지 여부는 당사자 사이의 관계, 행위의 경위, 기간, 횟수, 방법 및 그 결과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그 행위가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원리에 의해 성립하는 거래사회에서 현저히 불공정한 수단을 사용함으로써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한계를 넘은 것으로 평가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9. 4. 선고 2013가단165410 판결).
저작재산권, 그 밖에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되는 재산적 권리(제93조에 따른 권리는 제외한다)를 복제, 공연, 공중송신, 전시, 배포, 대여, 2차적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침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
저작인격권 또는 실연자의 인격권을 침해하여 저작자 또는 실연자의 명예를 훼손한 자 또는 제124조제1항에 따른 침해행위로 보는 행위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
저작권법위반의 죄에 대한 공소는 고소가 있어야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① 영리를 목적으로 또는 상습적으로 제136조제1항제1호, 제136조제2항제3호 및 제4호(제124조제1항제3호의 경우에는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여 처벌하지 못한다)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 ② 제136조제2항제2호 및 제3호의2부터 제3호의7까지, 제137조제1항제1호부터 제4호까지, 제6호 및 제7호와 제138조제5호의 경우.
설계지원 컴퓨터프로그램 무단 복제 판매행위에 대한 법원의 판결문에 기재된 범죄사실을 보면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공소외 주식회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는 건축·구조분야의 설계지원 오토캐드용 3rd party 프로그램 ‘엘콘플랜’ 중에서 리습(LISP) 파일, 건축용 심볼 및 라이브러리 프로그램, 고딕선복체1·고딕선복체2·고딕단선체 등의 폰트파일을 복제하고, 그 외의 프로그램을 더해 응용, 개발한 설계지원 오토캐드용 3rd party 프로그램 ‘InerCAD’를 CD로 제작한 후 불상의 구매자들에게 개당 50만원을 받고, 합계 6,650만원 상당을 판매, 배포함으로써 프로그램 저작권자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12. 30. 선고 2009고정1618 판결).
Ⅻ. 글을 맺으며
사회 문화적 창작은 보호를 통해서도 확대되지만, 참고(reference)와 모방(imitation)을 통해서도 활발해질 수 있다. 때문에 미술저작권의 문제도 이러한 저작자의 개별권의 보호와 사회 전체의 공익의 보호라는 두 이념과 가치를 균형 있게 조화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
미술저작권과 관련해서는 미술작품의 복제 및 작품의 창작요소에 대한 보호와 작품의 발표 이후에 나타나는 다양한 창작자의 권리가 논의의 중심을 이룬다. 현대사회에서는 디자인이나 사진, 응용미술 분야에서 미술저작권은 다른 지식재산권과 혼합되어 법적 분쟁의 소지가 되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미술시장은 외국에 비해 영세한 편이고, 시장 및 유통구조에 있어서 투명성이 확보되어 있지 않다. 미술저작권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나 개념 정립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다.
이번에 미술저작권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니, 다른 저작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료가 매우 적었다. 저작권법에 관한 해설서도 마찬가지다. 저작권 일반에 관한 설명만 하고 있을 뿐, 미술저작권에 대한 개별적인 설명을 아주 빈약한 편이다. 대법원판례도 미술저작권에 대한 것은 많지 않다. 사실심 판결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미술저작물의 범위도 점차 넓혀질 것이고, 미술저작권을 둘러싼 법적 분쟁도 많아질 것이다. 그림이나 조각에 대한 미술저작권의 내용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하고, 타인의 미술저작권을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글. 김주덕 Kim, Choodeok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
본 글은 월간 건축사에서 가져왔음을 알린다.
도시, 주택개발, 건축, 인테리어 설계, 시공 문의 b-studio@hanmail.net 이나 010-9162-6135로 문자요망
(주)여울 종합건축사사무소와 컨소시엄 작업수행중
건축프로젝트그룹 J & G건축 26년차 건축가 주원태
홍익대학원 도시계획과 석사과정
저서로는 [수인의 건축] [집과 연필, 비례이거나 반비례거나]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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