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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이야기

집값내년까지더하락!! 비상이네

by 아마추어 건축가 2011. 10. 18.

한국사회에서 부동산 문제는 정권의 신임을 물을 만큼 민감한 사안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뉴타운 공약으로 재미를 봤지만, 올해 4·28 분당 을 재보선 때 나타난 주민들의 반란은 아파트 값 하락이 저변에 작용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경계해야 할 점은 부동산 문제가 집권 여당을 괴롭힐 소재에 머물지 않고 한국 경제 전반에 암세포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유럽 발 재정 위기에서 비롯된 세계 금융시장 불안은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의 전망을 한층 어둡게 만들고 있다.

향후 집값은 오를까 더 떨어질까. 이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판이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아파트 값이 이미 바닥을 쳤으며 연말쯤 상승할 거라는 관측이 있는 반면, 2~3년 내에 오르기는 어렵고 중장기적으로 20년 전 충격적인 부동산 버블 붕괴를 겪은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찮게 제기된다. < 이코노미세계 > 는 한국 부동산 산업이 처한 현실과 미래를 다각도로 조명해봤다.

작금의 한국 경제가 힘을 잃고 있는 배경에는 세계 경제 침체 등 외부적 요인이 크지만 대내적으로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1970년대 이후 한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은 부동산 경기의 활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이젠 정반대가 됐다. 집값 하락과 내수 침체가 연동된 구도로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부작용으로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 자산의 80%는 집값 즉 부동산이다. 이 수치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런 구조적 문제 탓에 부동산 경기는 민간 소비심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부동산시장의 장기 불황은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집값이 하락할수록 가계는 비명을 지르게 된다. 특히 대출을 끼고 어렵게 자기 집을 마련한 가계의 경우엔 공포심 그 자체다. 조금이라도 싼 전셋집을 찾아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나는 서민들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부동산 불패 신화' 더 이상 없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1970년대 이후 우리 사회에서 굳건하게 자리잡았던 '부동산 불패 신화'가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근본 원인으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을 꼽는다. 부동산 경기는 2007년까지 호황에 속했다. 이 기간 동안 건설사들은 경쟁적으로 중대형 아파트를 지었다. 전혀 수요 예측을 못한 상태에서 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왔고, 이 때문에 아파트는 짓기만 하면 팔린다는 등식이 깨졌다는 것.

현재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2만7천여 가구에 달한다. 전국적으로는 총 6만8593가구이며 지방의 경우 미분양 아파트 수가 2개월 연속 감소하는 추세다. 이런 수치를 들어 국토부는 향후 주택 매매 수요가 늘어나고 전세값도 안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도 전세값이 급등해 연말쯤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낙관하기는 이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보고서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분석 결과를 보면 향후 한국 부동산 경기가 회복은커녕 지금보다 더 침체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OECD는 주요 회원국의 집값을 전망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한국의 부동산시장과 관련해 "금융위기 이후 반짝 반등세를 보인 후 침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집값은 2012년 말까지 계속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물론 여기에는 고용 시장의 변수가 있다. 고용 상황이 호전돼 소득이 증가하면 주택의 수요가 발생해 집값이 바닥을 치고 올라갈 수 있다. 문제는 우리 경제 현실이다. 내리막길을 걷는 무역 흑자 기조와 내수 부진으로 하반기부터 고용 상황이 오히려 더 나빠질 수 있다.

전세 대란, 부동산 버블 붕괴 전조?

부동산 전문가 중에는 집값이 현재보다 반토막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도 있다. 선대인씨가 대표적인 인물로, 그는 "요즘 극심한 전세대란은 부동산 거품 붕괴의 전조"라고 경고한다. 선대인씨는 "전세대란은 정부가 추락하는 주택가격을 억지로 떠받치면서 나타난 부작용의 결과다. 지난 2~3년간 정부는 온갖 부동산 부양책을 쏟아냈지만 집값은 거의 오르지 않았다. 이제 정부는 부동산 경기 부양에 매달릴게 아니라 부동산 버블 붕괴가 가져올 위험성에 대처하는게 더 현명하다."라고 주장한다. 즉 20년 전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 같은 대폭락 사태가 닥쳐 나라 경제 전체를 망치기 전에 연착륙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선대인씨의 주장과 맞물려 최근 일본 유력 경제지의 보도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최근 '한국, 무너지는 부동산 신화' 제하의 기사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침체 국면에 빠진 한국의 부동산시장이 90년대 일본의 부동산 버블 사태와 닮은꼴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의 냉온탕식 부동산 대책도 부동산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는 지난 6월 29일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대출 시 소득 증빙자료 제출을 의무화했다. 하루 뒤엔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수도권 아파트 전매제한 완화' 계획을 발표했다.

한쪽에서는 대출 규제를 강화해 집값 상승 기대감을 꺾어 놓고 바로 이튿날 부동산시장 활성화 안을 내놓은 것이다. 대출이 막히면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는데 어처구니없게도 상호 간섭하는 정책을 하루 간격으로 내놓은 건 신중치 못했다는 지적이다. 요즘같이 부동산 경기가 불확실할수록 정책의 일관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정규 기자 ikmens@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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