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리사 민법개론 공부하기 (퍼온글)

변리사 시험에서 민법은 40문제, 100점으로 1차 시험에서 1/3을 차지하는 과목이다. 점수로만 따진다면, 민법 - 100점, 특허법 - 50점, 상표법 - 25점, 디자인보호법 - 25점, 물리 - 25점, 생물 - 25점, 화학 - 25점, 지구과학 - 25점이다. 1차만을 놓고 전략적으로 따진다면, 상표법이나 디자인 보호법이나 생물이나 물리나 점수가 같다. 그러나 상표법이나 디자인 보호법에 쏟는 노력은 아무래도 물리, 생물과 같은 자연과학의 과목보다는 많을 것이다. 2차도 있고, 아무래도 자연과학은 점수를 따는 과목이 아니라 과락을 면하는 과목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러나 점수 배점만으로 본다면 상표법을 100시간 공부한다면 물리나 생물도 같이 100시간을 공부해아하는게 아닌가 싶다. 사실 자연과학에 대해서 답이 없다라고 말을 많이 하지만, 상표법이나 디자인보호법 정도의 시간을 갖고 공부해본다면 의외로 점수가 나올 수도 있다. 기본서 몇 회독에 문제풀이 몇 회 반복, 강의 듣고, 대학교재 좀 찾아서 읽고, 막상 하려고 보면 공부할게 많은게 자연과학 과목이 아닐까 싶다. 시험 준비기간을 알차게 쪼개서 어딘가에 자연과학 과목들을 끼워넣고 충분한 시간이 확보해보도록 하자. 공부해서 점수가 안나오는 시험이 있을까...

- 일단 민법을 공부하려면, 기본서가 한권 필요합니다. 가끔 기본서가 필요없다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래도 기본서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간략하게 만들어 다이제스트된 책들도 민법을 공부하는데 유용하지만, 처음 배우는 법학 과목으로 법률적인 용어와 표현 방법, 글의 논리전개 등등이 법학 쪽은 법학 쪽에 맞는 특이한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민법은 처음 선택하는 과목으로 법 공부의 시작이므로, 이런 주변적인 요소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솔직히 처음 몇 주동안은 책에 나온 판례를 읽거나 대법원 사이트에 들어가서 판례를 읽어도, 그래서 원고가 이겼다는건지, 피고가 이겼다는건지 알 수 없을 때가 많았습니다. 처음에 많은 독서량으로 단어들의 쓰임새와 문장들, 문장들이 서로 연결되는 구조와 결론을 이끌어가는 고유한 문체들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안됩니다. 법조문을 신경써서 읽어보신 분들은 아마 대부분 동의하시리라 생각하고요, 아직도 고쳐지지 않은 일본어투 단어와 문장들, 한문투의 글들이 사실 일반인과 법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 사이에 자신의 나와바리를 지키는 철옹성 역할을 해준 것도 사실일 겁니다. 여하간, 시험이 이제 6개월 정도밖에 안 남아서 남들 하는 공부처럼 해서는 도저히 전 과목을 못 보겠다라고 생각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민법은 기본서를 읽는게 좋습니다. 그것도 여러번요. 읽어두면, 특허법이나 상표법을 읽을 때, 조문이 됐든, 기본서가 됐든 한결 편해집니다. 민법은 단순히 여기 걸린 40문제 100점을 건지는 것이 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수학, 물리에 기반했던 머리를 법이라는 인문학적 사고로 바꾸는 계기이자, 공돌이에서 문돌이로 바뀌는 과정이며, 앞으로 공부할 모든 과목들의 연습이기도 합니다.

- 추천할 만한 기본서는 김준호의 민법책 밖에 없습니다. 간혹 다른 책들을 권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지만, 그렇게 검증된 방법은 아닙니다. 저는 지원림의 민법책으로 공부했습니다만, 그것은 요즘 사시 1차 민법의 대세는 지원림이라서 이 책으로 공부하면 관련 자료나 강의 정보 등등을 많이 얻을 수 있겠다는 계산으로 지원림 책을 선택했습니다. 실제로 지원림 책에 대한 지원은 잘 찾아보면 넘치게 많습니다. 사시 학원에서는 강의들이 많이 개설되고요,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자료나 돈을 좀 들이면 구할 수 있는 자료 중에는 지원림 책을 기반으로 한 자료는 많이 구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이제 김준호의 책을 기본서로하는 강의는 변시쪽을 제외하면 거의 없습니다. 다른 면에서 지원도 잘 안되고요. 그러나 변시에서는  지원, 자료, 정보 다 필요없습니다. 걍 김준호의 책과 변시계에서 만들어내는 자료와 정보만으로도 민법 시험은 커버가 가능합니다. 사시쪽에서도 김준호의 책을 높게 평가하는 사람과 이제 용도가 폐기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자료는 없어서 곤란한게 아니라 차고 넘쳐서 곤란합니다. 민법은 변시 1차 시험을 보기위해서 준비하는 것이고, 2차를 대비할 일도 없고, 크게 상식선을 벗어나게 민법 지식을 써먹을 일도 없습니다. 간혹 실제  생활에서 민감한 문제가 발생하면 법률적으로 생각해보고 민법에 어떤 내용이 있나  생각해보기는 합니다만, 잘 찾아보면 그 정도 지식을 무상으로 제공해줄만한 소스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민법 학자가 되려고 하지 말고 민법 객관식 40개를 맞추는데 중점을 둬야합니다. 항상 민법을 공부할 때는 이 점을 기억해 둬야 합니다.

- 기본서를 선택했으면 이제 공부로 들어가야 합니다. 다른 글에서 강의는 꼭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했고, 민법 강의는 무조건 들어야 합니다. 그러면 누구의 강의를 들을 것인가? 강사마다 특성이 달라서 자신에게 맞는 강사가 있고 맞지 않는 강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해의 수준이나 원하는 지식의 수준도 다르고요, 그런 의미에서 대세인 강사는 있으나 추천 강사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학원 강사를 선택할 때는 각 학원의 인터넷 동영상 코너에 가셔서 맛보기 강의를 들어보시면 됩니다. 그러나 변시 민법을 담당하는 교수님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선택의 폭이 좁죠. 그리고 좀 세월이 지난 동영상들을 합법을 가장한 불법적인 경로로 구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한번씩 들어보시고 평가해본 후에 결정하시면 될 듯 합니다. 사시쪽에서는 민법의 경우 친족 상속법을 빼고 강의시간이 네트로 100시간에서 200시간 이상 사이에 골고루 있는 것 같은데, 변시쪽은 대체로 모두 많아야 100시간이 안 됩니다. 학원에서 실강을 듣는 경우 민법은 보통 2달 과정입니다. 그 시간에 맞춰서 학원 땡땡이 안 치고 꼬박 가서 들으면 2달만에 한번 민법을 훝어볼 수 있습니다. 하루에 4-5개씩 동영상 강의를 들으면 한달에도 끝나는 분량입니다. 물론 강사가 공부한 거지 강의를 들었다고 본인이 공부한 것은 아닙니다. 그냥 한번 들어서 귀에 익혔다 뿐이지요. 2달 동안에 강의를 들으면서 예습은 거의 큰 의미가 없고, 복습만 철저히 해나간다고 해도 비약적인 발전이 있을 겁니다만, 아무래도 처음 강의를 들을 때는 복습 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게다가 초반에는 하루종일 강의를 들어도 기본서로 따지면 몇페이지 안되기 때문에 방심하고 있다가, 후반에 가서 밀리기 시작하면 대책이 없습니다. 그냥 민법을 처음 들으시는 분들은 강의 꼬박꼬박 듣고 내키는 정도로 책을 읽는 정도가 좋은 듯 싶습니다. 강의의 효율을 높이겠다고 복습을 철저히 하다보면, 처음 공부할 때는 막히는 부분도 있고, 설령 이해된다고 하더라도 후반부 가면 다 까먹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리걸 마인드를 심겠다는 생각으로 쭉 들어보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구체적인 공부는 이 이후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겠지요. 하루종일 공부하시는 분들 중에서 민법을 들으실 때는 하루종일 민법만 생각하는게 좋지만, 시간이 남을 경우 간간히 다른 법 과목이 아니라, 영어를 공부한다든지 물리문제를 풀어본다든지 하는게 좋을 듯 싶습니다, 그런데 대체적으로 민법 강의는 하루에 3-4시간씩 2달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학원에서 강의 듣고 민법 책 좀 읽어보고 하면 하루에 남는 시간은 없을 듯 합니다만, 그래도 남는 시간에는 법 과목은 피하시고 자연과학과 같은 쪽을 보충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채권 총칙 정도가니까 저도 지루하더군요. =.= 그래서 화학을 틈틈히 보려고 했습니다만, 생각보다는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 민법은 민법총론, 물권법, 채권총론, 채권각론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각 항목이 400페이지씩 해서 기본서 기준으로 1600페이지 정도 됩니다. 민법총론에서는 민법에 공통되는 내용을 다룹니다. 당연히 물권, 채권에 공통되는 내용을 다루지요, 민법 총론에서 한번씩 다룬 내용들은 물권, 채권에서도 한번씩 어김없이 등장합니다. 운이 좋은 놈들은 민법총론에서 한번, 물권법에서 한번, 채권 총론에서도 한번, 채권 각론에서도 한번 해서 민법 책을 통털어 4번 나옵니다. 운이 나쁜 놈들이라고 하더라도 최소한 뒤에 한번은 꼭 다시 나옵니다. 민법공부가 지랄 맞은 이유중에 하나가 바로 이겁니다. A는 B이다라는 내용은 A를 설명할 때도 나오지만, B를 설명할 때도 나옵니다. 처음에는 A라는 놈만 주로 설명하고 B라는 놈은 슬쩍 넘어갔다가 B가 뒷부분에 나오면 다시 B에 대해서 설명하고 A에 대해서도 살짝 설명해줍니다. 따라서 처음 A는 B이다라는 이야기가 나올 때, 이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듭니다. 처음에 A는 B구나 라고 딱 듣고 이해하고 암기하고 넘어가면 좋겠지만, 처음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이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처음 민법을 공부하시면서 강의를 들을 때는 설렁설렁 넘어가라는 것입니다. 민법 책은 어떻게 보면 뒤죽박죽인 책이라, 앞에서 부터 읽어도 책의 맨 뒷쪽에서 나오는 내용들이 나오기 때문에 전체적인 구조와 내용이 머리속에 들어있지 않고서는 앞에서부터 쭉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단 이런게 있더라 정도로 알아두고 뒷부분에 가서 내용들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 1회독의 과정이라면, 두번째, 세번째 읽을 때에는 비로소 뒷부분에 나오는 이야기들까지 제대로 파악을 할 수 있습니다. 법과목을 처음 공부하면서 제가 느꼈던 민법이 그렇더라는 말입니다. 머리가 괜찮은 분들은 쭉 공부해도 전반적으로 소화가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대체적으로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비슷하더군요.

- 좀 더 지랄 맞은 이야기를 할까요? 민법을 처음 공부할 때 - 지금도 하는 중이지만 - 가장 지랄 같다고 생각한 것이 기본서를 읽어도 기출 문제를 못 풀겠다는 것이였습니다. 물리에서는 F=ma 라는 공식을 하나 외우면, 대체적으로 테크닉 정도만 알면 다른 문제들도 아주 어렵지 않은 수준에서 풀 수 있습니다. 문제들 유형도 비슷하고 그러나, 민법 객관식 문제는 정말 지랄 같습니다. 말로만 이해도를 평가해야하는 그런 이유에서인지, 민법 기본서 1회독 해서는 객관식 문제를 풀기가 어렵습니다. 한 3회독 정도하면 객관식 문제 지문이 눈에 들어온다는데, 아직 3회독을 하지 않아서... 게다가 기본적인 이론을 공부하는 것과 객관식 문제를 푸는 것은 좀 다른 영역인 듯 합니다. 기본서를 반복적으로 공부해서 객관식 문제를 푸는 스킬을 높일 수도 있겠으나, 객관식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문제푸는 스킬을 키우는 것도 한 방법이지요. 대체적으로 전자보다는 후자를 권하는 것 같습니다. 이쯤해서 객관식 문제를 풀어야할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민법 공부해서 훌륭한 논문을 쓰겠다는 것이 아니라, 점수 맞자고 공부하는 것이니까요, 1회독이 끝나면 기출 문제를 꼼꼼하게 확인해봐야 합니다. 그래야 공부하는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논문을 쓰기 위한 공부와 소송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하는 공부, 객관식 문제를 풀기위해서 하는 공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완벽을 기해서 공부할 수 있겠지만, 시간이 항상 모자라니까요. 객관식 문제는 기본적으로 OX 문제입니다. 5개의 지문중에서 맞거나 틀린 것을 고르는 문제가 대부분이므로 맞다 틀리다만 판단할 수 있으면 됩니다. 그러나 지문은 기본서에 있는 문장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기본서 문장에서 지문의 문장으로 갈려면, 추론, 판단, 통합 뭐 이런 과정이 필요합니다. 처음에 기본서를 꼼꼼히 읽더라도 문제푸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이런 것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객관식 문제집을 충분히 풀어봐야 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기본서를 많이 읽는게 중요하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요, 아니다 객관식 문제 풀이가 중요하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니다 잘 정리된 책을 여러번 읽는게 중요하다라고 이야기 하는 분도 있습니다. 객관식 문제집 1권 정도는 반드시 필요하고요 풀어야합니다만, 기본서 + 객관식 문제집 이외에 추가의 뭔가가 필요한가는 각자가 공부하면서 느끼는대로 자신에게 맞는대로 선택이 필요합니다. 객관식 문제집은 역시 사시용 객관식 문제집을 권하는 경우도 있으나, 함성배가 쓴 변시 객관식 민법이라는 책을 권해드립니다. 이 책도 1000페이지 입니다. 문제집이지만, 한번 보는데 필요한 노력은 기본서를 읽는데 들어가는 노력에 못지 않습니다.

- 민법 강사들이 한결같이 이야기하는 것이 반복 -> 이해 -> 암기가 민법 공부의 생명이다라는 것입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반복해서 읽으면 이해가 됩니다. 1번 읽어서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2번째 읽으면 이해가 되고 그래도 이해가 안되는 것은 3번 읽으면 이해가 됩니다. 민법은 그렇게 고도하게 어려운 과목은 아닙니다. 사람들의 일상사의 모든 문제들을 관여하는 법이기 때문에 종류가 많고 다양한 케이스가 있기 때문에 복잡하게 보이는 것이지 가만히 일어난 사건들이나 법 조문들을 생각해보면 상식수준에서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다만, 법의 적용에 있어서 미묘하게 달라지는 부분이 있어서 정확하게 적용하는 것이 어렵다면 어려운 점이지요. 반복만이 이런 방대한 내용을 정리할 수 있으며, 반복만이 이해를 넘어서 암기까지 가는 것이죠. 한번 읽는데도 2달이 걸리는데 2달쯤 되면 앞부분은 모두 까먹기 마련입니다. 그럼 또 까먹기 전에 또 읽고 또 읽고... 해서 까먹는 양보다 새롭게 기억하는 양을 늘리면 충분히 마스터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최근 변리사 민법 시험도 예전보다는 많이 어려워졌지만, 아직 사시 수준은 아닙니다. 사시는 최근 8지 선다까지 도입하면서 찍어서 문제 맞추는 수험생 색출작업에 들어갔습니다만, 변시는 앞으로 그렇게까지 되지는 않을 듯 싶습니다. 대신 판례가 종종 출제되고, 학설이나 학설 대립은 아직 출제가 되지 않았는데, 아마도 학설 대립까지 문제를 출제하기는 어려울 듯이 보입니다. 판례는 기본서에 나와있는 판레들 정도로 충분한 것 같고요, 나머지 부족한 부분은 객관식 문제들을 풀면서 새롭게 지문으로 나오는 판례들을 추가하는 방법이 있을 듯 하고, 정 부족하다 싶으면 판례집이라고 해서 나온 이따시만큼 두꺼운 책보다는 판례문제집을 보는게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사실 판례도 사실관계만 정확하게 알고 있으면 원고가 승소했는가 피고가 승소했는가는 대충 맞출 수가 있습니다. 법을 적용하는게 법조문 + 상식 수준에서 결정되니까요. 판례 보충 이런건 공부 다 하고 기본서 공부가 어느정도 끝난 후에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일단은 기본서 3회독 혹은 5회독과 같은 쓰잘데기 없어 보이는 목표를 세우고 딴 거 생각하지 마시고 일단 목표에 매진하세요. 많이 읽으면 민법 내용이 눈에 들어온답니다. 아직 저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서 확인해보고 싶어서 견딜수가 없네요.

[출처] 변리사 민법 공부하기(퍼온글) (변리사의 길) |작성자 점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