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뇌는 어떻게 기억되는가? 실력은 어떻게 향상되는가?
1. 기억구조
인간이 기억을 어떻게 하느냐 보다는 어떻게 잊지 않고 오래 간직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이를 망각이라 합니다. 인간은 망각을 잘하는 동물입니다.
이를 심도있게 연구한 심리학자 "에빙하우스"의 말을 빌리면 "인간의 망각은 반복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에빙하우스라는 심리학자는 인간의 망각과 기억의 관계를 다음과 같은 곡선으로 설명했습니다. 그림에서 파란곡선이 망각곡선입니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
첫 달에 a만큼 공부해서 기억정도를 100%로 만들어 놓으면 세월이 감에 따라 기억하고 있는 정도는 곡선①을 따라 내려가서 8개월 정도가 되면 몽땅 잊어 버린다는 것입니다. 둘째 달에 다시 b만큼 공부해서 100%로 만들어 놓으면 이번에는 곡선②를 따라서 망각해갑니다.
매달 이런식으로 반복해서 7번째(즉, 7개월뒤에) g만큼 공부해서 기억을 100%로 만들면 이때는 망각곡선이 거의 수평으로 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이때쯤 되면 세월이 흘러가도 거의 잊어 버리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2. 공부방법
그림에서 또 한가지 알 수 있는 것은 반복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공부하는 양이 적어도 된다는 것입니다. 즉, 처음에는 a만큼 많이 공부해야 했으나 갈수록 줄어서 7번째에는 g만큼 조금만 공부해도 된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서 어떤 책을 1번 공부하는데 7달이 걸렸다고 하면 7번째 반복할 때는 1달도 안 걸린다는 것입니다.
다른 예를 들어 봅시다.
아무리 기억력이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이름을 잊어 버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평생동안 자신의 이름을 수만번 반복해서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기억력이 좋다 또는 나쁘다고 하는 것은 몇 번을 반복해야 망각곡선이 수평으로 되느냐? 하는 차이입니다. 어떤 사람은 4번만 반복해도 될 것이고 어떤 사람은 6번 또는 7번 이상을 반복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횟수가 많아질수록 공부하는 정도가 작아도 되니 몇 번 더 반복하는 것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억력이 좋다고 좋아할 것만은 못 됩니다. 기억력이 좋아서 빨리 외운 사람은 빨리 잊어버리고, 기억력이 나빠 오랫동안 외운 사람은 더 오래 기억합니다. 그래서 세상은 공평한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시골에서 밑에 구멍이 뚫린 시루밑바닥에 짚을 깔고 그 위에 콩을 놓고 매일 물을 부어 가면서 콩나물을 키우는 것을 보신 분이 있으실 것입니다. 콩나물 시루에 매일 아침 저녁으로 한양동이씩 물을 준다고 해도 한양동이의 물을 부을 때 그 한양동이의 물은 전부 시루 밑으로 새어 나가 버리지만 그래도 콩나물은 자랍니다.
공부하는 것과 실력이 향상된다고 하는 것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시루에 물을 붓는 것이 공부하는 것이라면 실력은 콩나물이 자라듯이 향상되는 것입니다. 내가 애써서 공부한 것이 몇 달 뒤에는 본 듯도 하지 않으니 "나는 아무리 공부해봐야 소용없어? 해봤자 몽땅 잊어 버리는 걸!", "나는 머리가 나빠서 안돼" 또는 "이젠 나이가 많아서 기억력이 나빠졌어"하고 생각하고는 아예 시작도 안하거나, 시작을 했다가도 몇 달 안가서 포기해버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나는 이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참으로 딱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앞의 에빙하우스의 곡선을 기억하시고 시험준비를 하시면 다소 위안이 되시지 않겠습니까? 한번 공부하고 돌아서서 잊어 버렸다고 자기 자신을 미워하는 일은 없어야 겠지요!
자기를 사랑해야 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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